자연 치유 없는 ‘탈장’
정교한 로봇·복강경 수술로 재발률 낮춘다
사타구니나 배꼽 주변이 불룩하게 튀어나왔다가 눕거나 손으로 누르면 다시 들어가는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탈장’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손으로 누르면 쉽게 들어가다 보니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탈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탈장 부위가 커지며, 튀어나온 장이 복벽 틈에 끼어 복귀하지 않으면 장폐색이나 장 괴사 같은 응급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다.
탈장은 서혜부 탈장, 배꼽 탈장, 양측 탈장, 재발성 탈장, 절개부 탈장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하는데, 약물치료나 단순한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자연 회복되지 않는 질환이기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탈장수술의 핵심은 단순히 튀어나온 장기나 지방조직을 원래 위치로 밀어 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장기가 다시 밀려 나오지 않도록 약해진 복벽을 튼튼하게 보강해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수술의 진짜 목표다.
과거의 개복수술과 달리 최근의 탈장수술은 최소침습 방식으로 발전했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절개창을 통해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삽입해 진행하므로 절개 범위가 작고 통증 및 회복 기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최근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로봇수술은 최소침습의 장점을 높인 치료법이다. 3차원 고해상도의 확대 시야와 손회전이 자유로운 관절형 기구를 활용해 한층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양쪽 복벽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양측 탈장, 이전 수술 이력으로 조직 유착이 있는 재발성 탈장, 복벽 결손 범위가 넓은 절개부 탈장처럼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 로봇수술이 유용한 치료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환자마다 탈장의 발생 위치(서혜부, 배꼽, 절개부 등)와 크기, 재발 여부, 연령, 기저질환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명확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지체 없이 산부인과나 외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진단받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장이 복강 안으로 돌아가지 않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외과 진료부터 검사, 입원, 수술까지 신속하게 연계되는 진료 시스템 구축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이에 더해 고령이나 만성질환자라면 순환기내과·호흡기내과·마취통증의학과 등과의 다학제 협진 체계가 원활히 가동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수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수술 후 관리다. 수술 후 복벽이 안정될 때까지는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어 올리거나 복부에 과도한 힘을 주는 행동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아울러 만성 기침, 변비, 복부 비만 등은 복압을 지속해서 높여 탈장의 발생 및 재발 위험을 올리는 주원인이 되므로, 평소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외과 손정탁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