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유방암, 김장철 유방통 지나치게 걱정 마세요
자가진단으로 유방암 유무 확인
겨울 김장철이 되면 유방암 의심 검사를 해달라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오랜만에 김장을 하느라 몸을 써 생긴 근육통을 유방암 통증으로 착각해 병원을 찾는 것이다.
다행히 이들 중 실제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유방암 환자가 유방 통증을 호소하려면 암 덩어리가 피부를 뚫고 나오거나 안쪽 근육을 누를 정도로 커져야 하는데 이 정도 증상이 생기기 전에 미리 암 진단을 받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유방 통증보다 더 명확한 유방암 징후는 멍울이다. 목욕탕 세신사에게 “병원에 한번 가보라”는 얘기를 듣고 초기 유방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많은 이유다. 세신사들이 때를 밀기 위해 피부를 문지르다보면 작은 혹도 쉽게 만져진다. 이 때문에 유방암학회에서 수년 전 세신사를 대상으로 조기발견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유방암 자가진단도 이와 비슷한 원리다. 폐경 전 여성은 생리가 끝나고 3~5일 뒤에, 폐경 여성은 매달 특정한 날짜를 정해 양쪽 유방 모양이 변하지는 않았는지, 피부에 변화는 없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이후 유방을 꼼꼼히 누르며 멍울이 잡히지 않는지 만져보면 된다. 유방암이 있으면 통증 없이 단단하고 까슬까슬한 덩어리가 만져진다. 만약 이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방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는 것도 대표적인 유방암 증상이다.
초음파 검사도 유방암 유무를 확인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한국 여성은 치밀유방이 많아 엑스레이 검사만으로는 암 유무를 확인하기 어렵다. 초음파 검사 후 이상 징후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조직검사를 바로 해야 할지,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 할지 결정한다.
유방암 치료법 크게 발전
여성들에게 유방은 여성성의 상징과 같다. 이 때문에 유방암은 최근 몇 년 새 다른 암보다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다. 불과 15년 전 만해도 유방암 환자의 90% 정도는 유방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의 60~70% 정도가 부분절제 수술을 받는 다. 유방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도 수술과 함께 재건 수술을 받는 사례가 많다. 유방암 환자라도 상당수는 가슴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유방암 의심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암이 있다면 병원을 찾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암이 커져 유방을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방암은 암의 기수를 정하는 방법도 다른 암과 다르다. 수년 전만 해도 크기가 2㎝를 넘는 유방암은 모두 2기로 판정돼 수술을 한 뒤에도 추가 치료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의 종류에 따라 수술만으로 끝내기도 한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면서 성장호르몬 수용체(HER2) 음성인 유방암 환자는 비교적 온순한 암으로 분류한다. 서구권에서는 이 같은 환자 비율이 43.7%로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아시아권에서는 28.3%로 비교적 낮다. 국내에서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유형의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다.
유방암은 다른 암보다 암 치료 후 오랫동안 재발 유무를 관찰해야 한다. 대부분의 암은 5년이 지난 뒤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보지만 유방암은 다르다. 7~10년 뒤에도 재발하는 환자가 있다. 유방암을 치료하는 의사와 환자 간 믿음과 신뢰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이지현(한국경제신문 바이오헬스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에서 매주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를 연재하고 있다. 2009년부터 병원,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출입하면서 의료계 및 병원계 이슈, 보건 정책, 건강상식 등에 관한 다양한 소식을 대중들에게 전달해왔다. 주요 연재 기사로는 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백세, 전문병원 전성시대 등이 있다. 암 예방 등 금연사업에 애쓴 공로를 인정받아 유공자로 선정, 올해 ‘금연의 날’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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