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서 피가 난다구요?

치질은 수술시간도 짧고 입원 기간도 짧아 비교적 간단한 질환이다. 그러나 진단을 모를 때는 항문에서 피가 나고 아프기 때문에 막연히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증상 있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외과를 방문하여 진찰을 받아야 한다.

치질을 이해하기 쉽도록 개인적인 치료 경험에 의해서 치질을 설명해 보면, 비교적 젊은 나이(20~30대)에 발생하는 치질은 대부분 외치질(외치핵)입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항문주위 종괴(nodule)가 갑자기 만져지면서 통증이 생긴다.

변비가 심하거나 설사를 갑자기 많이 했을 때 변을 보고 난 후 갑자기 항문 주위에 콩알이나 밤알 크기의 혹이 잡히면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 별다른 치료 없이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온수좌욕과 투약만으로 대부분 회복이 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피부가 터져 출혈이 되거나 궤양이 생겼다면 즉시 치질수술을 하기도 한다.

다음의 경우는 좋아지고 나빠지기를 반복하다가 도저히 불편한 증상을 참을 수 없어 외래에 방문하는 경우다. 40대 이상의 환자들이 많다. 대부분 만성적으로 튀어나와 있는 피부꼬리(skin tag)을 가지고 배변 후 습관적으로 항문 종괴(nodule)가 생기거나 출혈이 있어 온 경우다. 외래에서 진찰해보면 Stage III-IV 이상의 치질이 많은데, 이 경우에도 1~2주가량의 투약과 좌욕으로 경과 관찰을 해보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나, 2~30대 비해서는 투약만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을 하는 경우 3일 정도 입원 기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이 치질을 그냥 두면 암이 생기냐고 자주 묻곤한다. 대답은 ‘그냥 두면 많이 아프고, 피가 많이 나면 빈혈이 생길 수는 있어도 암은 생기진 않는다’이다.

요약하자면, 치질은 항문피부 아래에 혈관으로 만들어진 쿠션인데, 잘못된 배변습관으로 인해 쿠션이 붓고 항문 밖으로 흘러 내려온 것으로, 생각보다 약만 먹어도 잘 낫는다. 평소 배변습관을 교정하고 투약만 잘하면 치료가 될 것을, 병의 위치가 민망한지라, 병을 크게 키워서 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럼 더 민망한 자세로 수술을 받게 된다. 미리미리 전문의 진찰받기를 다시한번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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